빌라도는 예수님을 놓아주고 싶었습니다.
죄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무리에게 말합니다.
“이 사람이 무슨 악한 일을 하였느냐?
나는 그에게서 죽일 죄를 찾지 못하였나니, 때려서 놓으리라.”
하지만 사람들은 멈추지 않습니다.
소리는 점점 커집니다.
반복적으로, 강하게, 끈질기게 외칩니다.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그리고 성경은 말합니다.
“그들이 큰 소리로 재촉하여 십자가에 못 박기를 구하니,
그들의 소리가 이긴지라.”
‘그들의 소리가 이긴지라’
이 짧은 한 문장은, 인간 본성의 깊은 어둠을 드러냅니다.
진리가 침묵당하고, 거짓이 외침 속에 무너지는 순간입니다.
처음엔 이 ‘그들’은 예수 시대의 무리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리새인들, 대제사장들, 혹은 광장에 모인 군중들..
그러나 묵상하면 할수록 깨닫습니다.
‘그들’은 그들만이 아니라, 그들은 오늘의 ‘우리’이기도 합니다.
우리 안에도 그들과 같은 본성이 있습니다.
불의와 타협하려는 마음,양심의 침묵,
성공을 위한 거짓과 편법, 끝없는 욕망,
그리고 나의 안녕을 위해 누군가를 밀어내는 본성.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런 마음 속에는 그리스도께서 계시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의 못 된 본성이 그분을 밀어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