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응급실을 다녀와서 약간 무기력(無氣力, Lethargy, Powerlessness)하게 계속 집에 있습니다. 이제 증세는 거의 완화가 되었지만, 당시 상황이 힘들었는지 이상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혹시 재발이 될까? 언제 어디서 이런 증상이 다시 일어날까? 놀랍게도 과거가 현실과 미래에 굉장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자각하게 됩니다. (당시 저를 병원으로 옮기신 분의 표현이 제가 ‘문어’같았다고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통제할 수 없는 수많은 상황앞에 한계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아무리 과학과 기술이 발전해도, 우리의 존재는 여전히 연약하며, 삶의 불확실성 앞에서는 무력감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특별히 회사의 경영 악화로 갑자기 당하게 된 실직, 또는 갑자기 나타난 질병등은 인간의 연약함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는 현실 중 하나입니다.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질 때,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작고 무력한 존재인지 깨닫게 됩니다. 의료 기술과 치료법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병을 치유할 수는 없으며, 때로는 최선을 다한 노력조차도 한계를 가질 때가 있습니다. 이 무력감은 때로 우리의 신념마저 흔들리게 하지만, 동시에 중요한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이 상황 속에서 나는 누구를 의지해야 하는가?"하는 질문입니다.
하나님의 의존함
인간의 한계 앞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큰 소망은 바로 하나님의 존재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고통과 두려움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시편 34편 18절은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에게 가까이 하시고, 충심으로 통해하는 자를 구원하신다"(히/여호와는 마음이 깨어진 자에게 가까이 하시며, 영이 상한 자를 구원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이런 저런 이유들로 마음이 상하고, 무력함을 느끼고 있을 때 하나님은 우리 곁에 계시며 우리를 위로하시고 붙들어 주심을 믿어야합니다.
의존함을 통한 성장과 회복
하나님께 의지한다는 것은 단순히 문제의 해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을 하나님께 맡기고, 그분의 뜻과 계획을 신뢰하는 태도입니다. 로마서 8장 28절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고 약속하십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겪는 고난과 시련조차도 결국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 안에 있다는 근본적인 희망을 줍니다.
그러므로 우리 삶의 어려운 상황일수록 우리 한계를 인정하고, 하나님을 의존해야 합니다. 그 의존함의 결과는 하늘의 평안과 진정한 위로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쉽지는 안지만 이런 삶이 이 땅을 사는 동안 ‘믿음의 여정’이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이루시고자 하는 성장의 과정일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인 여러분, 우리의 무력함은 우리의 실패나 약점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는 기회입니다. 재난, 사회 환경, 실직, 질병과 같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를 절대로 버리지 않으신다는 약속을 붙들 수 있어야 합니다. 고린도후서 12장 9절에서 바울은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자신의 연약함 속에서 오히려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삶에 무력함을 느낄 때마다, 우리는 그 상황을 통해 하나님을 더 깊이 의존하고, 그분의 사랑과 은혜 안에서 참된 위로와 소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힘내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글이 설교처럼 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