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 빼고 밥을 먹어도 마음이 상합니다. 가까운 사람들이 나 모르게 어디를 다녀오면 괜히 서운합니다. 심지어 “비나 와라…” 하는 마음도 들 때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는 늘 관계의 중심에 있고 싶기 때문입니다. 인정받고 싶고, 존재감을 확인받고 싶기 때문입니다. “나는 중요한 사람이다”라는 느낌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스스로 베푸는 것은 괜찮습니다. 내가 선택해서 돕는 것은 기쁩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내 몫을 당연하게 요구하거나, 내가 원하지 않는데 빼앗아 가면 불쾌해집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 내가 주도권을 잃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길은 전혀 다릅니다. 십자가의 길은 “누군가를 위해 내가 뒤로 물러나는 길”입니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은 길”입니다. 예수님은 박수를 기다리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이 보지 않는 자리로 가셨습니다. 오히려 수치의 자리로 나아가셨습니다. 예수님은 오해받으셨고, 침묵 속에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름 없이 빛도 없이”라는 찬송이 언제 부터 버거게 여겨집니다.
예수님이 가신 그 길은, 우리의 본능과 충돌합니다. 문화와 충돌하고, 우리 자아와 계속 부딪힙니다. 그래서 십자가의 초대는 늘 쉽지 않습니다. 그 길은 예수님을 구경하는 신앙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라가는 제자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주일 설교중)
우리는 구경꾼이 될 수도 있고, 제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