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고, 깊은 후회와 자책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택한 것은 다시 고기 잡는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요 21.3) 한때는 모든 것을 버리고 따랐던 길, 예수님과 함께했던 사역과 비전…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무너진 지금, 그는 다시 옛 생활로 돌아갑니다.
제자들 모두, 부활 소식을 들었음에도 여전히 절망과 혼란 속에 있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목격하고, 무기력하게 흩어진 그들. 다시 모였지만, 그 마음에는 두려움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혼란이 그들은 예루살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오히려 도망치듯 갈릴리로 돌아온 것입니다.
그 모습은 바로 오늘 우리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우리도 실패했을 때, 꿈꾸던 사역이 무너졌을 때, 내 기대와 다른 현실로 인한 아픔, 사람들에게 실망하고 스스로에게 지쳤을 때, 다시 옛 삶으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을 받습니다. 기도해도 응답이 없고, 방향도 보이지 않으며, 관계는 무너졌습니다. 마음은 지쳐서 ‘그냥 다시 고기나 잡자’고 생각할 때가 있지 않습니까?
갈릴리는 어떤 장소가 아니라, 무너진 우리의 내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을 따르다 실패했다고 느끼는 우리의 영혼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은 그 자리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곳으로 찾아오십니다. (지난주일 말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