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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고르다

11/22/2025

 
​11.22.2025  원정훈

너무 바쁩니다.

끝없는 일정과 책임들, 가만히 있어도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닌 삶을 살고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이민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하루는“멈출 수 없는 달리기”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마음은 지쳐버리고, 감사는 생각할 겨를도 없어집니다. 종종 억지로 끌고와서 하게 됩니다.
 
미국은 내일이면 추수감사주일입니다. 그리고 목요일 부터 대부분의 일터는 몇 일 쉼을 갖습니다. 어찌보면 하나님께서 “잠시 멈추어 보라”고 주시는 은혜의 시간입니다. 올해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잠시 떠올려 봅니다. ‘작지만 소중한 기쁨’, ‘지켜 주심과 공급하심’ 등 우리가 받은 은혜는 여전히 선명합니다.
 
지난주일 나눈 말씀 처럼 감사는 상황이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고백하는 믿음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흐려졌던 감사의 자리를 다시 회복합시다. 감사는 우리 마음을 단단하게 하고, 지친 영혼에 숨을 불어 넣어줍니다.
 
그리고 감사는 혼자 품고 있을 때보다, 함께 나눌 때 더 큰 기쁨이 됩니다. 가정에서, 교회 공동체에서, 직장에서 “감사하다”는 한마디를 나눌 때 하나님 나라의 따뜻함이 우리 사이에 흐릅니다.
 
추수감사주일은 단순한 절기가 아니라, 감사로 다시 살아나는 은혜의 자리입니다. 우리 사랑하는 성도들 바쁘고 분주한 삶 속에서도 감사를 되찾고, 감사로 다시 일어서며, 감사를 나누는 복된 공동체 되기를 축복합니다. 

우리 죄

11/15/2025

 
11.13.2025 원정훈

에스라9.6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끄럽고 낯이 뜨거워서 감히 나의 하나님을 향하여 얼굴을 들지 못하오니 이는 우리 죄악이 많아 정수리에 넘치고 우리 허물이 커서 하늘에 미침이니이다.

에스라 9장은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백성들이 다시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우상숭배와 불순종에 빠졌음을 에스라는 절망과 통곡으로 기록합니다. 그리고 주의 깊게 생각할 점은 에스라의 ‘죄에 대한 신학’입니다.

에스라는 당시 상황 가운데 백성들과 같은 죄를 지은 것이 없음에도, 공동체의 죄 앞에서 대속적 회개를 합니다. 즉, 공동체의 잘못을 자신의 죄로 여기는 마음입니다. 에스라는 공동체와 자신을 분리하지 않고, 동일시 합니다. 백성들의 죄를 보고 “나도 그들의 죄 가운데 있다”라는 신앙적 책임감을 가졌습니다. 저는 이 모습이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들이 가져야 하는 회개의 마음이며,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신앙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일 이후 진정한 공동체성과 공동체의 회복이 시작됩니다. 결국 이 시대의 모든 문제의 해결은 우리들의 진실한 회개에 있는 것 같습니다.

Ezra 9.6 "O my God, I am too ashamed and disgraced to lift up my face to you, my God, because our sins are higher than our heads and our guilt has reached to the heavens. 

그만해

11/7/2025

 
11.4.2025   원정훈
세상은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선과 악이 섞여 있고, 믿음과 현실이 부딪히며, 하나님의 뜻과 인간의 한계가 교차하는 곳이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입니다. 

이슬람 사역을 잘 감당하던 한 선교사가 있었습니다. 그 분은 오랜시간 언어와 문화를 익히며 사람들의 마음에 복음을 심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추방”이라는 냉정한 현실 앞에 가족은 짐을 싸야 했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단절, 그리고 자녀들의 언어와 정체성의 혼란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자녀들은 “왜 하나님이 이런 일을 허락하셨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 MK를 만났을 때 거의 1시간을 눈물로 대화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MK로 자라서 하나님을 알고 있었지만, 하나님이 너무 멀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너를 연단하셔서 귀하게 사용하실 거야.”라는 말은 누군가의 위로였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 이MK에게는  오히려 깊은 고통의 상처를 누르는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의 MK는 그 위로?의 말에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 이야기 이제 그만해주세요.” 그 말 속에는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신앙의 언어가 감당하지 못한 현실의 무게가 담겨 있었습니다.

또 다른 형제는 선교사 자녀로 자라 후배 MK(선교사 자녀)들을 섬기며, 상처 많은 MK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왔습니다. 그런데 결혼과 함께 그의 아내가 희귀 말기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하루아침에 삶의 언어가 바뀌었습니다. “사역”과 “소명”의 자리에서 “투병”과 “죽음의 그늘”로 옮겨진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의 삶에 종종 정답의 언어들이 있지만, 성경의 하나님은 침묵의 하나님으로도 나타나십니다. 욥에게, 엘리야에게, 그리고 십자가 위의 예수님께서 그랬습니다. 그 하나님의 침묵이 우리에게도 가장 힘든 시간인것 같습니다.

“그만해”라는 말은 어쩌면, 하나님을 향한 완전한 거절이 아니라, “조금만 기다려줘. 지금은 말보다 눈물이 먼저야.” 라는 신앙의 다른 언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믿음이란, 고통을 이기는 능력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이 나를 놓지 않으신다는 “믿음의 기다림”이란 생각을합니다.
​

​그 기다림 속에서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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